전세 3억인데 보증보험이 안 됩니다 — 부채비율 111%가 뜻하는 것

보증금 3억원짜리 빌라 전세를 계약하려던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에 들어 계약금까지 넣으려던 참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이 안 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이유는 한 줄로 계산됩니다.

(선순위 채권 5,000만원 + 전세보증금 3억원) ÷ 주택가액 3억 1,500만원 = 111.1%

100%를 넘으면 가입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숫자는 보증 가입 여부만 말하는 게 아니라, 이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다 못 돌려받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보증 가입 요건과 주택가격 산정 방식은 주택 유형·시점에 따라 다르고 제도도 바뀝니다. 2026년 8월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실제 가입 가능 여부는 반드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보증기관에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건물 외벽의 창문들
계약금을 넣기 전에 계산해야 할 숫자는 하나입니다. (사진: StockSnap · CC0)

1. 부채비율 한 줄이면 끝납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핵심 판정식은 이렇습니다.

부채비율 = (선순위 채권금액 + 전세보증금) ÷ 주택가액

여기서 주택가액은 시세가 아닙니다. 주택가격에 담보인정비율 90%를 곱한 금액입니다.

항목금액
주택가격(시세)3억 5,000만원
× 담보인정비율 90%3억 1,500만원
선순위 근저당(등기부)5,000만원
전세보증금3억원
부채비율111.1% → 가입 불가

보증금을 얼마까지 낮추면 될까요. 계산은 단순합니다.

가입 가능한 최대 보증금 = 주택가액 − 선순위 채권 = 3억 1,500만원 − 5,000만원 = 2억 6,500만원

전세보증금부채비율가입
2억 3,000만원88.9%가능
2억 5,000만원95.2%가능
2억 6,500만원100.0%가능(한계)
2억 8,000만원104.8%불가
3억원111.1%불가

즉 이 집은 보증금을 3,500만원 낮추거나, 집주인이 근저당을 말소해야 보증에 들 수 있습니다.

2. 담보인정비율 90%가 바꾼 것

예전에는 이 비율이 100%였습니다. 시세와 보증금이 같아도 보증에 들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시세를 부풀린 신축 빌라에 시세만큼 보증금을 넣고 계약하는 일이 가능했습니다.

2024년 1월 1일부터 이 비율이 90%로 내려갔습니다. 결과적으로 보증에 들 수 있는 보증금 한도가 시세의 90% 아래로 묶였습니다.

이 변화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보증 가입이 거절된다는 건 그 조건이 애초에 위험하다는 신호입니다. "보증이 안 되니 그냥 들어가자"가 아니라, "이 조건으로는 들어가면 안 된다"로 읽어야 합니다.

3. 보증 없이 들어갔다가 경매로 넘어가면

같은 집이 경매에 나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빌라 낙찰가율을 시세의 80%로 잡으면 이렇게 됩니다.

항목금액
낙찰가(시세 3억 5,000만원 × 80%)2억 8,000만원
선순위 근저당 변제−5,000만원
임차인에게 돌아갈 수 있는 금액2억 3,000만원
보증금 3억원 중 회수 못 하는 금액7,000만원

부채비율 111%가 뜻하는 게 바로 이것입니다. 낙찰가는 시세보다 낮게 형성되므로, 부채비율이 100%만 넘어도 실제 손실은 그보다 크게 벌어집니다.

계산기
보증 거절은 조건이 위험하다는 신호입니다. (사진: StockSnap · CC0)

4.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 순서가 전부입니다

보증에 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 대항력은 전입신고 + 실제 거주로 생기고, 다음 날 0시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 우선변제권은 여기에 확정일자가 더해져야 생깁니다.

문제는 하루의 공백입니다. 잔금을 치른 날 전입신고를 해도 대항력은 다음 날 0시부터입니다. 그 사이에 집주인이 근저당을 설정하면 그 근저당이 임차인보다 앞섭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이런 특약을 넣습니다.

"임대인은 잔금일 다음 날까지 담보권 설정 등 등기부상 권리변동을 하지 않는다. 위반 시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잔금일 당일 아침에 등기부등본을 다시 떼어 계약 시점과 달라진 게 없는지 확인한 뒤 잔금을 치릅니다. 이건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데 효과가 가장 큰 절차입니다.

5. 신청 기한을 넘기면 못 듭니다

보증은 아무 때나 가입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구분신청 기한
신규 전세계약잔금지급일과 전입신고일 중 늦은 날부터 계약기간의 2분의 1이 지나기 전
갱신 전세계약계약 만료일 6개월 전까지

2년 계약이라면 입주 후 1년 안에 신청해야 합니다. "살다가 불안해지면 그때 들자"고 미루면 기한을 넘깁니다. 입주 직후에 처리하는 게 원칙입니다.

서류에 서명하는 손
등기부는 계약일과 잔금일에 각각 떼어봐야 합니다. (사진: rawpixel · CC0)

6. 계약 전에 확인할 다섯 가지

  1. 등기부등본 을구.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봅니다. 실제 대출금이 아니라 채권최고액(보통 대출금의 110~130%)이 기준입니다. 이 금액을 선순위 채권으로 계산해야 안전합니다.
  2. 등기부등본 갑구. 압류·가압류·가등기·신탁등기가 있으면 그 자체로 위험 신호입니다. 신탁등기가 되어 있으면 집주인이 아니라 신탁회사가 소유자이므로, 신탁회사 동의 없는 계약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3. 주택가격 산정 근거. 시세가 있는 아파트와 달리 빌라·다세대는 시세 확인이 어렵습니다. 보증기관은 주택 유형별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주택가격을 산정하므로, 보증 가능 여부를 계약 전에 미리 조회해야 합니다.
  4. 다가구주택이면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까지. 한 건물에 여러 세대가 있는 다가구주택은 먼저 들어온 임차인들의 보증금 합계가 모두 선순위입니다. 임대인에게 확인서를 요구해야 합니다.
  5. 납세증명서. 임대인이 체납한 세금은 임차인의 보증금보다 앞설 수 있습니다.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미납 국세 열람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7. 이 사례가 당신과 다른 지점

  • 보증기관이 여럿입니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외에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도 유사한 상품을 취급하며 요건과 한도가 다릅니다. 한 곳에서 거절돼도 다른 곳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 보증료는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부채비율, 주택 유형, 보증금 규모에 따라 요율이 달라집니다. 지자체가 청년·신혼부부 등의 보증료를 지원하는 제도도 있으니 확인해 보세요.
  • 전세대출 보증과는 다른 상품입니다. 은행에서 전세자금을 빌릴 때 받는 보증은 은행의 대출금을 담보하는 것이고,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내 보증금을 담보합니다. 전세대출을 받았다고 반환보증까지 든 것이 아닙니다.
  • 제도는 계속 바뀝니다. 담보인정비율은 100%에서 90%로 조정된 적이 있고, 앞으로도 바뀔 수 있습니다. 계약 시점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가 별도로 있습니다. 지역별로 정해진 보증금 이하라면 일정 금액을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먼저 받습니다. 다만 금액이 크지 않아 보완책일 뿐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전세 계약에서 가장 먼저 계산할 숫자는 시세도 월세 환산액도 아니라 부채비율입니다. (선순위 채권 + 내 보증금)이 시세의 90%를 넘으면 그 계약은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보증기관이 거절하는 조건이라면, 그건 계산이 이미 끝난 것입니다.

근거 자료
·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 주택가액 = 주택가격 × 담보인정비율 90%(2024년 1월 1일 이후 적용), 부채비율 = (선순위 채권금액 + 전세보증금) ÷ 주택가액
· HUG — 신청기한: 신규 전세계약은 전세계약서상 잔금지급일과 전입신고일 중 늦은 날부터 전세계약기간의 2분의 1이 경과하기 전, 갱신 전세계약은 만료일 6개월 전까지
· 주택임대차보호법 — 대항력은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을 마친 다음 날 0시부터 효력 발생, 우선변제권은 대항력 요건에 확정일자를 갖춘 경우 인정
· 낙찰가율 80%, 근저당 채권최고액 등은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입니다. 실제 경매 배당은 순위와 금액에 따라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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