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상환수수료 17만원 내고 이자 3,894만원 줄였습니다 — 갚는 게 이득인 시점과 아닌 경우
목돈 5,000만원이 생겼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이 2억 9,300만원 남아 있습니다. 갚아야 할까요, 예금에 넣어야 할까요?
망설이게 만드는 건 중도상환수수료입니다. "괜히 갚았다가 수수료만 물지" 싶어서 그냥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산해보면 이 사례의 수수료는 17만 1,553원이고, 갚아서 줄어드는 이자는 3,894만원입니다. 227배 차이입니다. 그런데도 갚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둘 다 숫자로 보겠습니다.

1. 2025년에 수수료가 절반이 됐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2025년 1월 13일부터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대출금 중도상환 시 발생하는 실비용 안에서만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감독규정을 개정했습니다. 실비용이란 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기회비용과 대출 관련 행정·모집비용을 말하고, 그 외 항목을 얹는 것은 불공정영업행위로 금지됩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 5대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 | 개편 전 | 개편 후 |
|---|---|---|
| 고정금리 | 1.40% | 0.65% |
| 변동금리 | 1.20% | 0.65% |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 2025년 1월 13일 이후 신규 계약분부터 적용됩니다. 그 전에 받은 대출은 예전 요율이 그대로 붙습니다.
- 요율은 매년 재산정되어 각 협회 홈페이지에 공시됩니다. 고정된 숫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대출 실행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습니다. 3년 이내에 갚을 때만 붙습니다.
2. 수수료는 남은 기간에 비례해서 줄어듭니다
많은 분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0.65%가 상환 금액에 그대로 곱해지는 게 아닙니다. 보통 3년 중 남은 기간에 비례해서 깎입니다.
수수료 = 상환금액 × 수수료율 × (잔존일수 ÷ 1,095일)
2025년 3월에 대출을 받았고 지금이 2026년 8월이라면 약 517일이 지났고 578일이 남았습니다.
5,000만원 × 0.65% × (578 ÷ 1,095) = 17만 1,553원
| 대출 실행 후 경과 | 잔존일수 | 5,000만원 상환 시 수수료 |
|---|---|---|
| 6개월(183일) | 912일 | 27만 685원 |
| 1년 5개월(517일) | 578일 | 17만 1,553원 |
| 2년 9개월(1,000일) | 95일 | 2만 8,196원 |
| 3년 경과 | 0일 | 0원 |
3년을 코앞에 뒀다면 며칠 기다리는 것만으로 수수료가 사라집니다. 반대로 1년도 안 된 대출을 갚는다면 수수료가 제일 비쌉니다.
3. 그래서 얼마를 아낍니까
3억원을 30년 만기 연 4.5%로 빌렸고 17개월을 갚아온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 월 상환액 152만 56원
- 현재 잔액 2억 9,307만원
- 그대로 두면 앞으로 낼 이자 2억 2,830만원
여기서 5,000만원을 갚으면(기간은 그대로 두고 월 납입액을 줄이는 방식) 이렇게 바뀝니다.
| 구분 | 그대로 둘 때 | 5,000만원 상환 | 차이 |
|---|---|---|---|
| 잔액 | 2억 9,307만원 | 2억 4,307만원 | −5,000만원 |
| 월 상환액 | 152만 56원 | 126만 730원 | −25만 9,326원 |
| 앞으로 낼 이자 | 2억 2,830만원 | 1억 8,935만원 | −3,894만원 |
수수료 17만원을 내고 이자 3,894만원을 줄입니다. 매달 나가는 돈도 26만원 가벼워집니다.
4. 예금에 넣으면 어떻게 되나
같은 5,000만원을 연 3.0% 예금에 넣는다고 해보겠습니다.
- 이자 5,000만원 × 3.0% = 연 150만원
- 이자소득세 15.4%를 떼면 세후 연 126만 9,000원
대출을 갚으면 첫 1년에만 약 225만원의 이자가 줄어듭니다. 예금 세후 이자보다 98만원 많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대출 이자에는 세금 감면이 없고, 예금 이자에는 세금이 붙습니다. 그래서 대출금리 4.5%와 붙으려면 예금금리가 세전 5.32%는 되어야 합니다. 지금 시장에 그런 예금은 없습니다.
손익분기 공식
예금 세전금리 × (1 − 0.154) > 대출금리 → 굴리는 게 유리
그 반대면 갚는 게 유리
수수료는 일회성이라 대개 몇 달 안에 회수됩니다.

5. 그런데도 갚지 말아야 하는 네 가지 경우
① 갚고 나면 비상금이 0원이 될 때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5,000만원을 다 넣고 나서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지면 신용대출을 받게 됩니다. 주담대 4.5%를 갚으려고 신용대출 6%를 빌리는 셈입니다. 최소 3~6개월치 생활비는 남기고 나머지로 갚아야 합니다.
② 정책대출이라 금리가 이미 낮을 때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을 연 2%대로 받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세후 3% 예금만 있어도 굴리는 쪽이 유리합니다. 대출금리가 세후 예금금리보다 낮으면 갚을 이유가 없습니다.
③ 이자 소득공제를 받고 있을 때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공제를 받고 있다면 실제로 부담하는 금리는 표면금리보다 낮습니다. 공제로 돌려받는 세금만큼 대출금리가 깎이는 효과라서, 손익분기점이 내려갑니다. 연말정산 내역에서 실제 공제액을 확인한 뒤 계산해야 합니다.
④ 🔴 갚은 만큼 다시 빌릴 수 없을 때
이게 가장 놓치기 쉬운 함정입니다.
대출을 갚으면 그 한도가 통장에 남아 있는 게 아닙니다. 나중에 다시 빌리려면 신규 대출로 처음부터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규제가 강해졌다면요?
2025년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는 스트레스 금리 3.0%p가 얹혀서 한도가 계산됩니다. 2025년 초에 받은 대출이 오늘 기준으로는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2~3년 안에 이사·갈아타기·추가 자금 계획이 있다면 성급하게 갚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이자 몇백만원을 아끼려다 필요할 때 몇억이 안 나올 수 있습니다.
6. 갚기 전 약정서에서 확인할 세 줄
- 중도상환수수료율과 산정 방식. 0.65%인지 1.4%인지는 계약 시점이 가릅니다. 2025년 1월 13일 이전 계약이면 예전 요율입니다. 잔존일수 비례인지 정액인지도 상품마다 다릅니다.
- 수수료 면제 한도. 상당수 상품이 연간 원금의 일정 비율(흔히 10%)까지는 수수료 없이 갚을 수 있게 해 둡니다. 이 범위 안에서 나눠 갚으면 수수료가 0원입니다.
- 상환 후 처리 방식. 부분상환 후 기간을 줄일지 월 납입액을 줄일지 고를 수 있는 상품이 있습니다. 기간을 줄이면 이자가 더 크게 줄고, 납입액을 줄이면 매달 숨통이 트입니다. 위 계산은 납입액을 줄이는 쪽입니다.

7. 이 사례가 당신과 다른 지점
- 수수료 산정 방식. 위 계산은 잔존일수 비례를 가정했습니다. 금융회사와 상품에 따라 방식이 다르고, 요율도 매년 바뀝니다. 각 협회 공시와 약정서를 봐야 합니다.
- 계약 시점. 2025년 1월 13일 이전 계약은 개편 전 요율(1.2~1.4%)이 적용됩니다. 같은 5,000만원이라도 수수료가 두 배 이상 될 수 있습니다.
- 고정금리라면. 금리가 5%대에 고정돼 있는데 시장금리가 내려갔다면, 갚는 것보다 대환이 나을 수 있습니다. 그때도 중도상환수수료는 똑같이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 세율. 이자소득세 15.4%는 일반 과세 기준입니다.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라 실효세율이 올라가고, 갚는 쪽이 더 유리해집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수수료는 생각보다 작고, 이자는 생각보다 큽니다. 다만 갚은 돈은 되돌릴 수 없고 한도는 다시 심사를 받습니다. 계산기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앞으로 2~3년 안에 그 돈이 다시 필요한가입니다.
· 금융위원회 「중도상환수수료 제도개선」(2025.1.13 시행) — 실비용(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기회비용, 대출 관련 행정·모집비용) 내에서만 부과, 그 외 항목 가산은 불공정영업행위로 금지, 요율 매년 재산정 후 각 협회 홈페이지 공시, 2025.1.13 이후 신규 계약분부터 적용
· 5대 시중은행 평균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율: 고정 1.4%→0.65%, 변동 1.2%→0.65%
· 금융위원회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방안」(2025.6) — 수도권 주담대 스트레스 금리 가산
· 원리금과 잔액은 원리금균등상환 공식으로 직접 계산했습니다. 이자소득세는 15.4%(지방소득세 포함)를 적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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