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상환수수료 17만원 내고 이자 3,894만원 줄였습니다 — 갚는 게 이득인 시점과 아닌 경우

목돈 5,000만원이 생겼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이 2억 9,300만원 남아 있습니다. 갚아야 할까요, 예금에 넣어야 할까요?

망설이게 만드는 건 중도상환수수료입니다. "괜히 갚았다가 수수료만 물지" 싶어서 그냥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산해보면 이 사례의 수수료는 17만 1,553원이고, 갚아서 줄어드는 이자는 3,894만원입니다. 227배 차이입니다. 그런데도 갚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둘 다 숫자로 보겠습니다.

※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중도상환수수료율과 산정 방식은 금융회사·상품·계약 시점마다 다릅니다. 2026년 8월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실제 금액은 반드시 대출 약정서와 거래 은행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쌓여 있는 동전
먼저 갚을지 굴릴지는 금리 두 개를 비교하면 끝나는 문제입니다. (사진: StockSnap · CC0)

1. 2025년에 수수료가 절반이 됐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2025년 1월 13일부터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대출금 중도상환 시 발생하는 실비용 안에서만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감독규정을 개정했습니다. 실비용이란 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기회비용과 대출 관련 행정·모집비용을 말하고, 그 외 항목을 얹는 것은 불공정영업행위로 금지됩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5대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개편 전개편 후
고정금리1.40%0.65%
변동금리1.20%0.65%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 2025년 1월 13일 이후 신규 계약분부터 적용됩니다. 그 전에 받은 대출은 예전 요율이 그대로 붙습니다.
  • 요율은 매년 재산정되어 각 협회 홈페이지에 공시됩니다. 고정된 숫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대출 실행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습니다. 3년 이내에 갚을 때만 붙습니다.

2. 수수료는 남은 기간에 비례해서 줄어듭니다

많은 분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0.65%가 상환 금액에 그대로 곱해지는 게 아닙니다. 보통 3년 중 남은 기간에 비례해서 깎입니다.

수수료 = 상환금액 × 수수료율 × (잔존일수 ÷ 1,095일)

2025년 3월에 대출을 받았고 지금이 2026년 8월이라면 약 517일이 지났고 578일이 남았습니다.

5,000만원 × 0.65% × (578 ÷ 1,095) = 17만 1,553원

대출 실행 후 경과잔존일수5,000만원 상환 시 수수료
6개월(183일)912일27만 685원
1년 5개월(517일)578일17만 1,553원
2년 9개월(1,000일)95일2만 8,196원
3년 경과0일0원

3년을 코앞에 뒀다면 며칠 기다리는 것만으로 수수료가 사라집니다. 반대로 1년도 안 된 대출을 갚는다면 수수료가 제일 비쌉니다.

3. 그래서 얼마를 아낍니까

3억원을 30년 만기 연 4.5%로 빌렸고 17개월을 갚아온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 월 상환액 152만 56원
  • 현재 잔액 2억 9,307만원
  • 그대로 두면 앞으로 낼 이자 2억 2,830만원

여기서 5,000만원을 갚으면(기간은 그대로 두고 월 납입액을 줄이는 방식) 이렇게 바뀝니다.

구분그대로 둘 때5,000만원 상환차이
잔액2억 9,307만원2억 4,307만원−5,000만원
월 상환액152만 56원126만 730원−25만 9,326원
앞으로 낼 이자2억 2,830만원1억 8,935만원−3,894만원

수수료 17만원을 내고 이자 3,894만원을 줄입니다. 매달 나가는 돈도 26만원 가벼워집니다.

4. 예금에 넣으면 어떻게 되나

같은 5,000만원을 연 3.0% 예금에 넣는다고 해보겠습니다.

  • 이자 5,000만원 × 3.0% = 연 150만원
  • 이자소득세 15.4%를 떼면 세후 연 126만 9,000원

대출을 갚으면 첫 1년에만 약 225만원의 이자가 줄어듭니다. 예금 세후 이자보다 98만원 많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대출 이자에는 세금 감면이 없고, 예금 이자에는 세금이 붙습니다. 그래서 대출금리 4.5%와 붙으려면 예금금리가 세전 5.32%는 되어야 합니다. 지금 시장에 그런 예금은 없습니다.

손익분기 공식
예금 세전금리 × (1 − 0.154) > 대출금리 → 굴리는 게 유리
그 반대면 갚는 게 유리
수수료는 일회성이라 대개 몇 달 안에 회수됩니다.

대출 서류에 서명하는 모습
갚기 전에 약정서에서 확인할 항목이 세 가지 있습니다. (사진: rawpixel · CC0)

5. 그런데도 갚지 말아야 하는 네 가지 경우

① 갚고 나면 비상금이 0원이 될 때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5,000만원을 다 넣고 나서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지면 신용대출을 받게 됩니다. 주담대 4.5%를 갚으려고 신용대출 6%를 빌리는 셈입니다. 최소 3~6개월치 생활비는 남기고 나머지로 갚아야 합니다.

② 정책대출이라 금리가 이미 낮을 때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을 연 2%대로 받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세후 3% 예금만 있어도 굴리는 쪽이 유리합니다. 대출금리가 세후 예금금리보다 낮으면 갚을 이유가 없습니다.

③ 이자 소득공제를 받고 있을 때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공제를 받고 있다면 실제로 부담하는 금리는 표면금리보다 낮습니다. 공제로 돌려받는 세금만큼 대출금리가 깎이는 효과라서, 손익분기점이 내려갑니다. 연말정산 내역에서 실제 공제액을 확인한 뒤 계산해야 합니다.

④ 🔴 갚은 만큼 다시 빌릴 수 없을 때

이게 가장 놓치기 쉬운 함정입니다.

대출을 갚으면 그 한도가 통장에 남아 있는 게 아닙니다. 나중에 다시 빌리려면 신규 대출로 처음부터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규제가 강해졌다면요?

2025년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는 스트레스 금리 3.0%p가 얹혀서 한도가 계산됩니다. 2025년 초에 받은 대출이 오늘 기준으로는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2~3년 안에 이사·갈아타기·추가 자금 계획이 있다면 성급하게 갚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이자 몇백만원을 아끼려다 필요할 때 몇억이 안 나올 수 있습니다.

6. 갚기 전 약정서에서 확인할 세 줄

  1. 중도상환수수료율과 산정 방식. 0.65%인지 1.4%인지는 계약 시점이 가릅니다. 2025년 1월 13일 이전 계약이면 예전 요율입니다. 잔존일수 비례인지 정액인지도 상품마다 다릅니다.
  2. 수수료 면제 한도. 상당수 상품이 연간 원금의 일정 비율(흔히 10%)까지는 수수료 없이 갚을 수 있게 해 둡니다. 이 범위 안에서 나눠 갚으면 수수료가 0원입니다.
  3. 상환 후 처리 방식. 부분상환 후 기간을 줄일지 월 납입액을 줄일지 고를 수 있는 상품이 있습니다. 기간을 줄이면 이자가 더 크게 줄고, 납입액을 줄이면 매달 숨통이 트입니다. 위 계산은 납입액을 줄이는 쪽입니다.
밤의 도시 전경
갚는 것도 전략이지만, 다시 못 빌린다는 점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사진: StockSnap · CC0)

7. 이 사례가 당신과 다른 지점

  • 수수료 산정 방식. 위 계산은 잔존일수 비례를 가정했습니다. 금융회사와 상품에 따라 방식이 다르고, 요율도 매년 바뀝니다. 각 협회 공시와 약정서를 봐야 합니다.
  • 계약 시점. 2025년 1월 13일 이전 계약은 개편 전 요율(1.2~1.4%)이 적용됩니다. 같은 5,000만원이라도 수수료가 두 배 이상 될 수 있습니다.
  • 고정금리라면. 금리가 5%대에 고정돼 있는데 시장금리가 내려갔다면, 갚는 것보다 대환이 나을 수 있습니다. 그때도 중도상환수수료는 똑같이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 세율. 이자소득세 15.4%는 일반 과세 기준입니다.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라 실효세율이 올라가고, 갚는 쪽이 더 유리해집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수수료는 생각보다 작고, 이자는 생각보다 큽니다. 다만 갚은 돈은 되돌릴 수 없고 한도는 다시 심사를 받습니다. 계산기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앞으로 2~3년 안에 그 돈이 다시 필요한가입니다.

근거 자료
· 금융위원회 「중도상환수수료 제도개선」(2025.1.13 시행) — 실비용(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기회비용, 대출 관련 행정·모집비용) 내에서만 부과, 그 외 항목 가산은 불공정영업행위로 금지, 요율 매년 재산정 후 각 협회 홈페이지 공시, 2025.1.13 이후 신규 계약분부터 적용
· 5대 시중은행 평균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율: 고정 1.4%→0.65%, 변동 1.2%→0.65%
· 금융위원회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방안」(2025.6) — 수도권 주담대 스트레스 금리 가산
· 원리금과 잔액은 원리금균등상환 공식으로 직접 계산했습니다. 이자소득세는 15.4%(지방소득세 포함)를 적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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