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5.10% vs 은행 4.50% — 정책대출이 4,569만원 더 비싼데도 고른 이유
경기도 5억 아파트를 계약한 부부가 있습니다. 부부 합산 연소득 6,800만원, 무주택, 생애최초, 모아둔 돈 1억 5,750만원. 취득세와 중개보수로 750만원이 빠지니 대출로 3억 5,000만원을 구해야 합니다.
은행 창구에서 들은 말은 "정책대출부터 알아보세요"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세 갈래를 다 계산해보니 예상과 반대였습니다.
정책대출인 보금자리론이 은행 주택담보대출보다 총이자가 4,569만원 더 비쌌습니다. 그런데도 이 부부는 보금자리론을 골랐습니다. 이유가 금리표에 없는 곳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1. 이 부부 앞에 놓인 세 갈래
주택 구입 자금은 크게 세 곳에서 나옵니다. 주택도시기금의 내집마련 디딤돌대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그리고 은행 주택담보대출입니다.
| 구분 | 디딤돌 | 보금자리론 | 은행 주담대 |
|---|---|---|---|
| 소득요건(생애최초) | 7,000만원 이하 | 7,000만원 이하 | 없음 |
| 주택가격 | 5억원 이하 | 6억원 이하 | 제한 없음 |
| 대출한도(생애최초) | 2억 4,000만원 | 4억 2,000만원 | DSR이 결정 |
| 금리(30년) | 3.55% | 5.10% | 4.50% |
| 금리 방식 | 고정 또는 5년 변동 | 만기까지 고정 | 변동·혼합형 |
| DSR 산정 | 제외 | 제외 | 포함 |
표에서 눈에 먼저 들어오는 건 디딤돌의 3.55%입니다. 이 부부는 소득 6,800만원이라 연소득 4,000만~7,000만원 구간에 들어가고, 30년 만기 기본금리 3.75%에 생애최초 우대 0.2%p가 붙어 3.55%가 됩니다. 셋 중 압도적으로 낮습니다.
그런데 이 부부는 디딤돌을 쓸 수 없었습니다.
2. 디딤돌은 금리가 아니라 한도에서 걸립니다
디딤돌 생애최초 한도는 2억 4,000만원입니다. 이 부부에게 필요한 돈은 3억 5,000만원입니다. 1억 1,000만원이 빕니다.
"부족한 만큼만 은행에서 더 빌리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금대출은 담보에 1순위 근저당을 설정하고 후순위 담보대출을 사실상 허용하지 않습니다. 남은 1억 1,000만원을 신용대출로 메우면 금리는 6%대로 뛰고, 그 신용대출은 DSR에 그대로 잡힙니다.
즉 디딤돌 3.55%는 자기자금이 2억 6,000만원 이상 있는 사람의 금리입니다. 1억 5,750만원을 모은 이 부부의 금리가 아닙니다.
| 디딤돌 2억 4,000만원 · 30년 3.55% | 금액 |
|---|---|
| 월 상환액 | 108만 4,417원 |
| 총이자 | 1억 5,039만원 |
| 그러나 필요한 자기자금 | 2억 6,000만원 |
금리표만 보고 "디딤돌부터"라고 말하는 조언이 현실에서 자주 무너지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한도와 자기자금을 먼저 맞춰보고, 그다음에 금리를 봐야 합니다.
3. 은행이 보금자리론보다 4,569만원 쌉니다
남은 선택지는 보금자리론과 은행 주담대입니다. 3억 5,000만원을 30년 원리금균등으로 갚는다고 놓고 계산하면 이렇게 됩니다.
| 3억 5,000만원 · 30년 | 보금자리론 5.10% | 은행 4.50% | 차이 |
|---|---|---|---|
| 월 상환액 | 190만 324원 | 177만 3,399원 | 12만 6,925원 |
| 총 상환액 | 6억 8,412만원 | 6억 3,842만원 | 4,569만원 |
| 총이자 | 3억 3,412만원 | 2억 8,842만원 | 4,569만원 |
2026년 8월 기준 보금자리론 30년 금리는 아낌e형 5.10%, u-보금자리론 5.20%입니다. 시중은행 주담대가 4%대 중반에서 움직이는 국면에서는 정책대출이 더 비쌉니다.
"정책대출 = 싼 대출"은 기금 금리가 2%대였던 시절의 기억입니다. 보금자리론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만기까지 고정으로 빌려주는 상품이라, 장기 고정금리의 원가가 그대로 금리에 실립니다. 지금은 상황에 따라 은행보다 높게 나오는 게 정상입니다.

4. 그런데 은행에서는 3억 2,417만원까지만 나옵니다
여기서 계산이 뒤집힙니다. 은행 주담대는 DSR 40%를 넘길 수 없고, 2025년 7월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DSR 때문에 심사금리가 실제 금리보다 높게 잡힙니다.
스트레스 금리는 은행연합회가 연 2회 공시하며 하한 1.5%p·상한 3.0%p인데,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에는 상한인 3.0%p가 적용됩니다. 변동금리라면 적용비율 100%입니다.
실제 금리가 4.50%여도 한도 계산은 7.50%로 합니다.
| 심사에 쓰는 금리 | 1억당 연 원리금 | 연소득 6,800만원 · DSR 40% 한도 |
|---|---|---|
| 4.50%(실제 금리) | 608만원 | 4억 4,735만원 |
| 6.00%(비수도권 1.5%p 가산) | 719만원 | 3억 7,806만원 |
| 7.50%(수도권 3.0%p 가산) | 839만원 | 3억 2,417만원 |
필요한 3억 5,000만원에서 2,583만원이 모자랍니다. 다른 빚이 하나도 없는데도 그렇습니다. 마이너스통장이나 자동차 할부가 있었다면 더 줄었을 겁니다.
반면 보금자리론과 디딤돌 같은 정책대출은 DSR 산정에서 제외됩니다. 소득 요건과 주택가격 요건만 통과하면 한도 안에서 그대로 나옵니다. 이 부부는 3억 5,000만원 전액을 받았습니다.
5. 2,583만원을 채우려고 4,569만원을 더 내는 셈입니다
선택을 숫자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선택 | 받는 금액 | 30년 총이자 | 결과 |
|---|---|---|---|
| 은행 주담대 4.50% | 3억 2,417만원 | 2억 6,714만원 | 2,583만원 부족 → 잔금 불가 |
| 보금자리론 5.10% | 3억 5,000만원 | 3억 3,412만원 | 계약 성사 |
비싼 쪽을 고른 게 아니라 되는 쪽을 고른 것입니다. 부족한 2,583만원을 신용대출로 메우려 해도 그 신용대출이 DSR에 잡혀 주담대 한도를 다시 깎기 때문에, 대개 이 방법은 계산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정책대출의 값어치는 금리가 아니라 DSR 제외에 있습니다. 소득이 높지 않은데 집값이 소득보다 빨리 오른 구간에서는, 금리 0.6%p보다 "얼마가 나오느냐"가 먼저입니다.
6. 고정금리라는 두 번째 값어치
보금자리론은 만기까지 금리가 고정됩니다. 30년 내내 5.10%입니다. 은행 변동금리는 6개월 또는 1년마다 바뀝니다.
4.50%로 시작한 은행 대출이 5년 뒤 5.50%가 되면 어떻게 될까요. 남은 25년 동안 월 상환액은 약 19만원 늘어납니다. 반대로 3.50%로 내려가면 그만큼 줄어듭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비대칭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은행 대출자도 보금자리론 대출자도 대환으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올라가면 은행 대출자만 그대로 맞습니다.
| 앞으로 금리가 | 은행 변동금리 | 보금자리론 고정 |
|---|---|---|
| 내려가면 | 자동으로 낮아짐 | 대환하면 됨(수수료 확인) |
| 올라가면 | 그대로 부담 | 영향 없음 |
다만 보금자리론에도 중도상환수수료가 있습니다. 3년 이내 상환 시 잔존기간에 비례해 붙고, 3년이 지나면 없습니다. 갈아탈 계획이라면 이 기간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7. 그래서 이렇게 갈립니다
세 상품의 우선순위는 사람마다 뒤집힙니다. 판단 순서는 이렇습니다.
- 먼저 한도를 맞춥니다. 필요한 대출액이 디딤돌 한도(생애최초 2억 4,000만원, 신혼·2자녀 3억 2,000만원) 안에 들어오면 디딤돌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금리가 1%p 이상 낮습니다.
- 디딤돌 한도를 넘으면 DSR을 계산합니다. 은행에서 필요한 금액이 나오는지 스트레스 금리로 확인합니다. 수도권이면 실제 금리에 3.0%p를 더한 값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 은행에서 나온다면 금리를 비교합니다. 지금처럼 은행이 낮으면 은행이 이깁니다. 총이자 차이가 수천만원입니다.
- 은행에서 모자라면 보금자리론입니다. 이때는 금리 비교가 의미 없습니다. 되는 쪽이 답입니다.
- 금리 상승이 걱정되면 고정금리 가치를 얹습니다. 30년 고정은 그 자체로 보험료를 지불할 만한 상품입니다.

8. 이 사례가 당신과 다른 지점
- 금리는 매월 바뀝니다. 위 숫자는 2026년 8월 1일 적용 보금자리론 금리와, 시중은행 4.50% 가정입니다. 은행 금리가 5%대로 오르면 보금자리론이 더 싼 상품이 됩니다. 계약 시점에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 우대금리를 빠뜨리면 안 됩니다. 디딤돌은 청약저축 가입기간(5년 0.3%p, 10년 0.4%p, 15년 0.5%p), 자녀 수(1자녀 0.3%p, 2자녀 0.5%p, 3자녀 0.7%p) 등이 중복 적용됩니다. 보금자리론도 신혼가구 0.3%p, 다자녀 0.5~0.7%p 감면이 있습니다. 조건을 다 넣으면 순위가 바뀔 수 있습니다.
- 소득 구간의 경계에 있다면 확인하세요. 디딤돌은 부부합산 7,000만원(생애최초·다자녀)과 8,500만원(신혼) 사이에서 금리가 3.75%에서 4.85%로 한 번에 뜁니다. 소득 인정 시점과 방식에 따라 구간이 갈립니다.
- 주택가격 상한이 다릅니다. 디딤돌은 5억원(신혼·2자녀 이상 6억원), 보금자리론은 6억원입니다. 6억원을 넘는 집은 은행 주담대뿐입니다.
- 스트레스 금리 적용 폭이 다릅니다. 지역(수도권·규제지역 여부), 금리 유형(변동 100%, 혼합형 5년 80%, 주기형 5년 40%)에 따라 가산 폭이 달라집니다. 혼합형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한도가 2,000만원 가까이 늘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정책대출이 싼 대출이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지금 정책대출을 쓰는 이유는 금리가 아니라 DSR을 비켜간다는 것과 30년 고정입니다. 은행에서 필요한 금액이 나온다면 은행이 낫고, 나오지 않는다면 금리 비교는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 주택도시기금 「내집마련 디딤돌대출」 — 소득요건 일반 6,000만원·생애최초/다자녀 7,000만원·신혼 8,500만원, 순자산 5억 1,100만원 이하(2026년), 주택가격 5억원 이하(신혼·2자녀 이상 6억원), 한도 일반 2억원·생애최초 2억 4,000만원·신혼/2자녀 이상 3억 2,000만원, 소득 4,000만~7,000만원 구간 30년 금리 3.75%, 생애최초 우대 0.2%p
· 한국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 소득 7,000만원 이하(신혼 8,500만원·1자녀 9,000만원·다자녀 1억원), 주택가격 6억원 이하, 한도 일반 3억 6,000만원·생애최초 4억 2,000만원, 2026년 8월 1일 적용 30년 금리 u-보금자리론 5.20%·아낌e보금자리론 5.10%
· 금융위원회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방안」(2025.6, 2025.7.1 시행) — 스트레스 금리 적용비율 100%, 정책대출은 DSR 산정 제외
·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 스트레스 금리 하한 1.5%p·상한 3.0%p, 연 2회 공시,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 상한 적용
· 월 상환액·총이자는 원리금균등상환 공식으로 직접 계산했습니다. 취득세는 5억원 주택 기준 1%(500만원)에 지방교육세 10%(50만원)를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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